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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가까워지기

카메라 첫인상.


경희대 갔을 적에 미냉이가 찍어준...ㅋ

어렸을 적(대략 초등학교 3학년쯤...)인 것 같다.
어느 날 아버지가 자랑스럽게 들고 나타나신 니콘 F4s SLR 필름카메라.(지금은 나의 소유) 잘 이해하지도 못하는 나에게 사진작가인 아버지 친구분이 골라주셨다며 다합해서 가격이 얼마니 하시며 찰캉찰캉 강한 인상의 셔터소리를 들려주셨던 때가 있었다. 물론 그 때는 카메라를 만지지도 못했다. 아니 만져는 봤다. 만지기만... 쳇... -,.-

그저 사진기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필름넣고 찍는 사진기는 다 똑같은 줄 알았는데... 아버지가 찍어서 인화해오신 사진의 결과물은 뭔가 달랐다. 부드러우면서 또렷한 이미지. 자연스러움이 사진에서 느껴졌다. 게다가 사진기의 사이즈에서 풍기는 포스는 뭔가 우리아빠 최고가 절로 나온다. 당시 주변에서 그런 카메라는 흔히 볼 수 없었던거 같다. 학교 행사나 놀이공원에서 멋지게 사진을 찍어주시는 아버지보다 카메라가 더 자랑스러웠던 것 같다.
언젠가 아버지가 졸업식 때 오실 수 없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어머니가 다른 똑딱이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주셨다. 근데 그게 왠지 너무 싫었다. 졸업식 기억하면 다른 것보다 그  생각만나는 건 뭔지~ 그때 난 이미 눈이 높아져 있;;;

그 이후 언젠가 아버지와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사진작가를 하신다는 아버지 친구분 스튜디오에 잠시 들렀던 적이 있다. 그때 그분의 사진도 보면서 이야기도 듣게 된 것이 사진에 매력에 눈을 뜨고 동경하게 된 계기가 된 듯하다. 그 이후로 호시탐탐 아버지의 카메라를 노렸지만 아버지의 F4s가 내 손에 들어온 것은 어언 10년 후 군대를 전역하고 나서도 1년이 지나서 랜즈에는 곰팡이가 슬고 카메라는 베터리누액이 되서 한번 수리했었던 상태... 아버지는 이미 사진에서 맘이 떠나있으셨다.

그 때와 지금... 사진을 바라보는 나의 느낌은 많이 다르지만 사진에 대한 동경은 아직도 여전하다고 생각한다. 카메라를 잡고 싶어도 허락받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10년이 나에게는 갈급함으로 남아있어 식지않은 열정으로 지속될 것이라 스스로는 확인한다.

여담.. 랜즈는 니코르 35-70 F2.8 내게로 온 후로도 꾸준히 사랑해 주고 있는 애용품이 되고, F4s는 풀프레임의 사진을 찍고 싶을 때마다 필름을 넣고 있다. DSLR은 d2x... 크롭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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